데라의 삼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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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 찌라시풍 영화감상기

메디컬기방 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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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비에서 광고하는걸 몇번 보긴했지만, 제목만 봐선 저게 뭔지 감이 안잡힌다. 영화관이라는 걸 봐선 뭔가 극장인가? 싶기도하고 ... 그런가하면 메디컬 기방은 또 뭔가싶고. 이게 잠시만 생각해보면 대충 뭔지 감이 오지만, 그 잠시간 생각하게 만드는게 날 불편하게 한다. 난 테레비가 바보상자라서 사랑하는 사람이야. 머리쓰게 만들지 말아줘 짜잉나니깐 ...

드라마 본편은 ... 씹어대기 민망할 정도로 딱 두편 밖에 보지 않았지만 ^^;; 그거 두 편으로도 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드라마는 눈요기가 메인요리, 그외의 것들은 모두 곁가지다. 19금 에로컨셉 + 출연진들의 몹시 적절한 외모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시청자로 하여금 ' 언젠간 저 알흠다운 여인들의 나신을 보여주지 않겠어? ' 라는 기대를 품게하고, PJ쇼처럼 처음부터 중간까진 감질맛만 내다가 막판에 살짝 보여주고 ' 다음 이 시간에 계속 ... ' 뭐 이런 스탈. 아 뭐 ... 아름다운 여인들이 나신을 보여준다니 마다할 이유야 없지만서도 이 드라마는 전체적으로 어딘가 좀 허하다. 어느정도 허하냐면 역시 야밤에 이런 에로드라마나 보는 어떤 아가씨의 말대로 대략 2%에서부터 20%정도까지?

허한 이유는 역시 발연기 때문이다. 등장인물이 크게 주연급의 계월, 연, 매창, 운과 조연급의 애란, 단비, 조서방으로 나뉘는데, 조연급의 연기는 꽤 괜찮다. 적어도 평균적인 수준은 된다. 특히 애란+단비 커플의 알콩달콩한 에피소드들은 사실상 드라마의 메인플롯보다 훨씬 더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놀랍게도 주연급의 연기가 발군의 발연기다. 이 사람들은 꼭 3D로 만든 CG에 보이스웨어로 목소리 입힌 느낌. ( 보이스 웨어가 뭐냐면, 이런거  ) 드라마를 처음에 살짝 보면 단비와 애란의 코믹연기에 빠져들지만, 섯불리 깊은 발을 내딛었다간 주연급 연기자들의 발연기로 인한 소격효과 ( ... ) 에 젖어드는 구조이다.

시나리오는 대부분이 어디선가 본듯하고 왠지 낯익으며 한치앞이건 한자앞이건 모두 예측 가능해보이는 뻔해빠진 클리쉐 범벅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본다. 이정도의 연기를 펼치는 출연진을 데리고 그저 에로씬이나 주워먹으면 ㄳㄳ할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지나치게 정교하거나 앞서가는 플롯을 펼치는건 오히려 초현대적 포스트모던 아방가르드 케이블에로 행위예술 드라마가 될지 모르는 위험이 있으니 말이다. 좀더 바라는게 있다면 역시 주연 캐릭터들의 비중을 조금 줄여주고, 조서방과 애란+단비의 코믹한 에피소드들을 좀더 늘려줬으면 ... 하긴하는데, 아무래도 가오가 있으니 제작진으로선 그렇게하긴 싫겠지 -_-

자고로 난 에로영화건 드라마건 일단 ' 에로 ' 라함은, 진지하고 끈적하거나 신파적이고 로맨틱하기보다는 코믹할 때 가장 빛을 발한다고 굳게 믿는다. 반만년 역사의 자랑스런 한민족이 이땅에서 탄생시킨 최고의 에로물은 정사씬에서 남자 주인공의 강인함 ( !! ) 을 자랑하기 위해 산이 흔들리는 특수효과가 들어갔던 변강쇠 1편이라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팝콘무비로 지존의 아성을 자랑하는 색즉시공 1편의 전반부가 에로+코믹 컨셉으로 얼마나 흥미로운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게 신파로 빠지는 후반부에서 얼마나 씹창났는지도. 정욕을 자극하기 위한 영상물은 세살짜리 어린아이도 어디서 찾아야하는지 안다는 야동사이트에 맡기고, 에로물은 코믹과의 결합을 통해 좀더 ' 재미 ' 를 추구하는 길로 나서주길 이 연사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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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기방 영화관, 에로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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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7 11:08


POST : 찌라시풍 영화감상기

본 얼티메이텀


0. 갓 군대를 제대했을 때 내 몸에는 대단한 ... 까지는 아니어도 꽤 그럴싸한 근육들이 붙어있었다. 나는 병장때까지도 성실하고 근면한 말년생활을 보냈기 때문에, 각종 부대작업에 대부분 참여했고 ( 몸보다는 혀로 작업했지만 ... ) 덕분에 붙은 근육들이 나름 토실했었다. ( 지금은 그 근육들이 모두 배로 가있다. 근데 애들이 뭉치다보니 좀 두리뭉술하긴하다 ;; ) 제대 직후, 아침에 일어나면 샤워하러 들어간 욕실에서 김서린 거울을 통해 희뿌옇게 비치는 내 배의 가운데 식스팩을 감지하곤 난 오른손으로 머리를 슬쩍 쓸어넘기며 ' 시밤쾅 졸 머찌군 ' 이라고 뇌까리곤 했던 것이다.

근데 솔직히 말하면, 내 근육들은 별로 예쁜 편은 못됐다. 나중에야 이유를 알게됐는데, 원래 예쁜 근육이란 헬스장에서 필요한 부위들을 주의깊게 키움으로써 만들어지는거라고 하더라. 근데 군부대의 막노가다로 자라난 나의 근육들은 미관보다는 실용성을 위주로 조성되었기에, 내가 흔히 알고 있던 ' 쌔끈한 근육남 ' 의 모양새와는 다를 수 밖에 없었던 것. 엄밀히 말하자면 나는 보기좋은 근육도 일단은 운동의 성과이니 나쁘지 않지만, 그보다는 실용적인 근육들이 좀더 멋지다고 생각한다. 보기에만 좋은 근육이란 일종의 악세사리 아니겠는가. 뭐 꼭 내가 평생 한번도 헬스장에 가본 일이 없고, 그래서 모양새가 근사한 근육을 키워본 일이 없어서 비하적으로 하는 말은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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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 시리즈의 주인공 제이슨 본과, 이 영화 자체는, 딱 ' 실용적인 근육 ' 의 냄새를 풍긴다. 실제로 이 영화는 다큐멘타리가 아니고 철저히 사람들에게 보여지기 위해서 찍은&만든 영화이므로 엄밀히 말해 어디에도 실용적인 근육일 이유따위는 없다. 다만 그 이미지가 그렇다는 것이다. 이성재는 홀리데이를 찍으며 근육을 키우긴 키웠으되 모양새가 다른 얼짱 남자배우들과 다르자 기자가 던진 질문에 대해 ' 극중 캐릭터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헬스장 근육보다는 실용근육을 키우는데 중심을 뒀다 ' 라고 말했다던데, 뭐 비슷한 케이스 아니겠어? 어차피 포스트모던인데 까이꺼 ...

본 시리즈로부터 군더더기없는 담백한 액션이 추출되어 나오는건 제이슨 본이라는 캐릭터의 ' 철저한 스파이 ' 라는 설정과 더불어 감독의 멋진 연출이 한몫을 한다. 일반적인 액션 영화에서 곤경에 처한 주인공이 주변의 사물이나 상황을 이용해 이를 빠져나갈 경우, 영화는 우선 주인공이 동원하게 될 도구나 정황에 대해 보여준다. 예컨데 주인공의 앞에 칼을 든 적 이 있고, 이 적에 대항하여 잡지책을 돌돌말아 사용하게 될 경우, 일반적인 영화는 우선

1) 주인공이 상대편의 칼을 응시하고,
2) 상대편으로부터 시선을 거두어
3) 잡지책을 돌아보고
4) 잡지책을 돌돌마는 장면이 이어진 후,
5) 격투에 들어간다.

우선 주인공이 조심해야 할 대상인 ' 상대의 손에 들린 칼 ' 을 보여주고, 이후 주인공의 심리가 잡지로 옮겨가 ' 저 잡지를 이용해 대항해야겠군 ' 하는걸 보여준 후에야 비로소 실제 액션에 들어간다. 인물의 심리를 카메라를 통해 관객에게 일치시켜준다. 근데 본에서는 이런 자세한 설명은 대부분 생략하고 지나간다. 탕헤르의 옥상 점프씬이 대표적으로 그런데, 본이 마구 달리면서 양손에 옷가지들을 움켜쥘 때 관객들은 그가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지 전혀 모른다. 그저 약간 의아해 할 뿐이다. 그러나 이윽고 이어지는 장면들에서 그가 왜 그랬는지는 당연히 밝혀진다. 보통의 액션 영화에서라면 우선 유리조각들이 박힌 담벼락을 카메라로 한번 잡아주고, 주인공이 이를 응시하다가 이윽고 시선을 돌려 수건을 바라보는 장면이 이어진 후에 수건을 둘둘 감겠지. 본 시리즈엔 그딴게 없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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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제이슨 본이라는 캐릭터는, 의식적인 정신상태에 자기 자신에 대한 아무런 기억이 없음에도 몸이 먼저 움직여서 싸울 수 있을 정도로 ' 스파이로서의 액션이 몸에 익은 ' 작자이다. 따라서 그의 의식은 대처방법에 대해 의식적 사고의 레벨에서 궁리하거나 생각하지 않는다. 앞서의 예에서 카메라의 움직임이 인물의 의식의 흐름과 관객들을 일치시키기 위한 장치라면, 무의식중에 행동해버리는 본이라는 캐릭터는 의식적으로 그런 대처법들을 생각지 않으므로 오히려 더 말이 되는 걸수도 ... 라는 나의 해석은 솔직히 좀 어거지가 심하지.

엄밀히 말하자면 그런 효과를 감독이 역으로 이용해서 관객들을 감탄케 하는데 이용하고 있다는 게 맞는 말일게다. 즉 기존의 액션 게임들이 보여주는 구도랄지 흐름을 일종의 ' 군더더기 ' 이자 ' 쓸데없는 후까시 ' 로 치부하고, 담백한 액션 그대로만을 묘사한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함으로써 본이 한타이밍 숨을 고르며 생각하고나서 행동하는 타입이 아니라, 모든 일들을 행동하며 동시에 다음에 할 일들의 해결책을 신속하게 궁리해내는 일급 액션서비스 에이전트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것일 수도. 아무튼 이게 본을 보며 내가 느낀 ' 담백하고 깔끔한 액션영화로 느껴지는 이유 ' 이다. 뭐 딱히 액션씬에만 이런 생각이 반영된게 아니라 영화 전체적으로 그런 부분들이 아주 강하게 드러나고 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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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편 이거랑 정말로 잘 맞물리는게 녹풀감독의 킹왕짱 멋진 핸드헬드 카메라의 사용이다. 옛날 액션 영화들은, 카메라의 움직임이 참 차분했다. 오래전 홍콩 무술영화나 하다못해 성룡이 나오는 러시아워같은 액션영화들을 보라. 공들여 짠 배우들간의 합을 처음부터 끝까지 잘 보여주기 위해서 카메라는 정말로 곱고 얌전한 동선을 그린다. 안그러고 여기저기서 막 찍어댄 후 적당히 짜깁기를 하면, 관객들은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런짓 안해도 복잡한 몸짓들을 따라가기 버거운데 거기다가 카메라까지 오락가락하면 죽도밥도 안되는 형세.

근데 요즘에는 ( 이라기엔 벌써 꽤 오래전부터지만 ) 액션영화들이 카메라를 미친듯이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뭐 적당한 선에서 그러는건 봐주겠는데, 나름 스타일리쉬하게 찍겠답시고 액션씬의 진행이 이해가 안되도록 흔들어대는거다. 카메라 돌아가는 방향과 속도가 무당이 굿판하면서 헤드뱅잉 하듯한다. 그래서 내가 ' 스타일리쉬 ' 라는 단어를 졸라 싫어하는거다. ( 구체적으로는 데메크라는 게임이 짜증스러워서 그렇게 되었지만. 데메크도 어차피 카메라가 지랄같은게 가장 큰 문제. ) 감독들의 의도는 아마도 그 현란한 카메라의 움직임을 액션씬 자체로 받아들여달라. 세세한 디테일들을 보려고 하지말고 그 장면 전체가 주는 이미지를 파악해라... 뭐 이런거겠지만 나같이 고지식한 구세대 액션팬들은 그런거 썩 달갑지 않다. 창의적인 액션을 짜내지 못하고 카메라 좀 흔들어서 카바하려는 얄팍한 수작같단 말이지.

하지만 녹풀감독은 다르다. 그는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하여 아무튼간에 카메라를 흔든다. 그것도 다른 어떤 액션영화 감독보다 심하게 흔든다. 근데 놀랍게도 그 속에서 관객들이 알아봐야 할 요소들은 모두, 깔끔하게, 다 들어가 있고 이해가 된다. 카메라웍의 스타일은 스타일대로 살리면서, 씬의 이해는 그것대로 모두 정갈하게 머리에 들어오는거다. 이런 면모를 간단하게 맛볼 수 있는게 얼티메이텀의 ' 오도바이 폭파씬 ' 이다. 블랙브라이어의 ' 자산 ' 이 길바닥에 떨구는 가방에 대략 0.2초 정도의 시간을 할애한 후, 본이 뒤돌아서 오도바이를 응시하는 ( 뭐 이정도 되면 이정도의 설명은 해줘야 관객이 뭐가 어케 돌아가는지 이해를 하지. 이런거도 없으면 담백한게 도를 지나쳐 불친절한게 된다. ) 또다시 0.2초를 할애함으로써 도합 불과 0.4초만으로 모든 상황을 관객에게 다 알려준다. 구구절절하게 누가 무전으로 본의 귀에 꽂힌 이어폰을 통해 ' 본, 지금 니 앞에 놓인 가방은 사실 너의 시선을 붙잡고 너로 하여금 닐의 자동차를 멈추게하려는 상대의 계략이고 실제로 폭탄은 오도바이 안에 장착되어 있 .. 아악 ~ ' 같은 대사를 하는게 범상하거나 비범할정도로 수준낮은 액션영화의 패턴이라면 말이다. 이런 놀라운 연출은 내 본 시리즈 이전에도 이후에도 본 일이 없다. 이 깔끔하고 산뜻한 액션연출이, 몹시 신선하고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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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본을 보다가 문득 든 생각인데, 맷 데이먼은 주로 ' 쫓기는 / 심리적으로 압박받는 ' 인물을 연기할 때 정말 어울리고 멋지다. 굿윌헌팅에서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주인공이었던 그는 사실 좀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았었다. 그런 그를 내가 처음으로 눈여겨보기 시작한게 ' 리플리 ' 라는 영화다. 이 영화 자체에 대한 평은 썩 좋지 않지만 나는 영화 속에서 수도 없이 거짓말에 거짓말을 이어가고, 그걸 막으려고 또 거짓말하고, 탄로나는걸 막기 위해 심지어는 살인까지하고, 이어지는 거짓말들을 마치 거미줄처럼 이어가면서도 결코 들키지 않고 잘도 도망다니는 맷 데이먼의 모습이 눈에 확 들어왔다. 마치 자신이 자아낸 거미줄에 달라붙어 옴쭉달싹 못하게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또다시 새로운 거미줄을 자아내는 독거미처럼, 맷 데이먼은 쉴새없이 거짓말의 거미줄을 짜낸다.

근데 결정적으로 그가 멋져보이는건 그 무수한 거짓말의 그물도 그렇거니와, 그가 ' 고뇌하는 ' 장면이었다. 자신이 짜낸 거짓말과 범죄들의 그물망 속에서, 스스로도 어쩔 수 없는 거짓말하는 본성에 대해 괴로워하고 고민하고 고뇌하는 맷 데이먼의 모습이 참 뭐랄지 ... 보는 나까지 공감해서 나는 거짓말도 안했는데 거짓말을 한 것처럼 괴로워지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 근데 이건 나만 그런가보다. 애초에 리플리를 본 사람도 별로 없는데다가, 봤다는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나처럼 재미있게 보지는 않은 듯 하던데. )

본 시리즈도 기본적으로 제이슨 본이라는 작자가 쫓기는 내용이니만큼, 리플리에서의 맷 데이먼의 모습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이번에 제이슨 본은 스스로의 거미줄에 얽혀서 고민하기보다는 자기가 짜낸 거미줄이 어떤건지를 몰라 그걸 알아내려고 헤매고 다니는 형세지만, 전체적으로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참회 또는 속죄를 하려하고, 그게 바로 본이 찾는 자신의 기억 뒤의 배후라는 점에서는 리플리와 통하는 부분이 있다.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고뇌/자신이 저질렀을 것으로 생각되는 죄에 대한 고뇌. 그리고 바로 그런 구도가, 제이슨 본이라는 극중인물과 맷 데이먼이라는 배우가 상호작용을 일으키기에 가장 적합한 무대가 아닌가한다.  맷 데이먼은 우울한 성격을 가지고 열심히 쫓겨다니며 언제나 심리적인 초조함으로 안절부절 못하는 역할을 할 때 가장 멋지다.

** 이하 투명드래곤급 스포일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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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본 얼티메이텀의 반전이 시시하다는 의견이 대세인 것 같던데, 내 생각은 다르다. 바로 앞에서도 말한거지만, 근본적으로 본은 자기가 저지른 죄에 대해 속죄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2편에서는 실제로 그렇게 했다. 비록 자기가 했던 일들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3편에서 그는 자기가 죄를 저지른 이유를 다른데서 찾고 싶어한다. 즉 트레드스톤 또는 블랙브라이어라는 프로젝트 내지는 그 관계자들에게 죄를 묻고싶어하는 것이다. 뭐 엄밀히 말하면 죄를 묻고싶어한다기보다는 ( 그건 복수잖아 ;; ) 이유를 알고 싶다던가 과정을 알고 싶어하는거지만. 요약하자면, 본은 ' 자기가 자의로 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증거 ' 를 갖고 싶은거다. 비록 이미 저지른 죄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있더라도 그게 자의는 아니었기에.

근데 얼티메이텀의 반전에서 이게 확 풀려버린다. 본은 누구의 강요도 없이 자기 자신의 의지로 그런 죄를 짓기 시작했던거다. 이건 단순히 서류에 싸인하는 것과는 또 다르다. 그는 요원이 되기 위해서, 무고한 - 어찌되었든 본은 그의 죄를 몰랐으므로 이건 다른 사람에겐 몰라도 적어도 본에게는 명백히 무고하다고 봐야한다. - 자를 이유없이 살해해버린다. 단지 요원이 되기 위해서.

단순히 영화의 설정이나 세팅에 목매지말고 제이슨 본이라는 캐릭터가 아이덴티티로부터 수프리머시를 거쳐 얼티메이텀에 오기까지의 심리상태를 잘 따라온 관객이라면, 얼티메이텀의 막바지에 드러나는 반전의 충격은 꽤 크다. 요컨데 착한 편인 줄 알았던 작자가 알고보니 나쁜 편이었다. 뭐 여기까진 범상하지. 근데 그 주체가 바로 다른 사람도 아닌, 우리가 3편에 걸쳐 같이 뛰고 때리고 찢고 부수고 고민하고 고뇌하며 긴장해왔던 주인공이라는건. 이런 설정을 맛볼 수 있는 또다른 액션 영화로는 ' 토탈리콜 ' 이라는 좀 오래된 영화가 하나 있는데, 주인공이 ' The Gorvernator ' 아놀드 형이다. 본에 비하면 아놀드 형의 액션이야말로 애들 소꿉놀이같지. 아울러 3부작에 걸쳐 끊임없이 함께 고민해왔던 끈끈한 정도 없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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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8 08:00


POST : 찌라시풍 영화감상기

권순분여사 납치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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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에 걸쳐서 중년연기자들 ( 사실 듣기 좋으라고 중년이지 실제로는 노년이죠. 전부 할아버지 할머니들인데. ) 의 약진이 눈에 띈다고는 하지만, 결국은 그 모든게 다 ' 코믹코드 ' 였던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나이들어놓고서 나이값못하고 주책부리는 모습과, 자신은 위엄을 부리려고 하지만 아무도 그 권위에 복종하지 않는데서 오는 불일치? 뭐 이런것으로부터 코믹함을 이끌어낸다. 사실 그 이상의 뭔가가 더 좀 있지 않나 ... 하고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그냥 거기까지인가보다라는 결론으로 치닫는 중. 그 중에서 다소나마 자기 캐릭터 확보에 성공한 사람이라면 역시 백윤식이 있을테고, 하이킥을 못봐서 난 잘 모르지만 듣자하니 이순재도 만만치 않은 것 같고... 그러나 안타깝게도 다른 사람들은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은 그래서, 나문희 여사가 자기만의 새로운 캐릭터 구축에 성공할 것인가? 하는 점에 기대를 걸고 봤지만 딱히 그렇지가 못하다. 위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도 자체는 썩 좋았다. 권순분여사가 그저 떠벌이 동네 할머니같기만 하지만 실제로는 아주 똑똑하고 예리한 그야말로 ' 현명한 ' 할머니라는 컨셉은 괜찮았거든. 몇해전 영화 마파도에서의 할머니들이 ' 그저 수다만 떨 줄 알 뿐, 그거말곤 좆도 없었던 ' 것보다는 백배 낫다. 할머니들은 그저 쪼그라든 할망구들로만 취급하는 마파도라는 영화는, 쓰리할머니즈라는 사실상 결정적 아이템을 전혀 활용을 못하면서 좆구려진거라고 보거든.

근데 이런 바람직한 지향점에도 불구하고, 영화 전체가 뭔가 좀 엉성하다는 느낌이라서 별 재미가 없다. 납치씬의 소동은 몸으로 메꾸고 가자는 스타일일 뿐 뭔가 기발하게 웃기는 장면 한두개가 없다. 거인녀가 등장하는 씬은 합성티가 지나쳐서 어색하다. 거인녀와 유해진의 연애씬은 밭가는 장면이 살포시 웃길뻔 하기도 했으나 감독이 코드를 뭔가 좀 잘못 잡은게 아닌가싶더라. 이후의 추격씬이니뭐니 특히나 그 돈탈취씬이 질질 늘어지는데 대해서는 ... (- ㅡ; )

결과적으로 왠지 전체적인 줄거리를 글로 써서보면 근사한데, 막상 만들어보니 김빠진 느낌이 나는, 그런 영화랄까. 영화를 이미 예매한 상태에서 알게된건데,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을 만든 감독이 주유소 습격사건을 만든 감독이더라. 주유소 습격사건은 나름 쏠쏠한 재미가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깨고 부수는게 그럭저럭 괜찮았거든. 하지만 솔직히 그게 졸라 웃긴 영화였던건 아니지. 그래서인지 다른 영화들은 좀 별로였다. ( 그렇다고 배우가 테레비에 나와서 자기가 출연한 영화에 대고 그 영화 좆같았어요. 하고 말하면 안되지 차승원씨. 나 당신 좋아했는데 귀신이 간다 씹는거보고 깼어. ) 감독이 주유소 습격사건의 히트요인을 잘못 파악한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윤제균이 씹창나는 꼴을 보고 다들 좀 본받아야한다. 윤제균의 장기는 개그이지 신파가 아닌데, 반드시 신파를 넣어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려 말아먹은 낭만자객 ( 사실 이건 윤제균이 아무리 날고긴다한들 일단 김민종이 나오니까 필패할 수 밖에 없었지만. ) 을 보고 본받으시라.

우리나라 테레비 개그프로그램들이 요즘은 한풀 꺽였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쟁쟁하다. 이게 다 개그맨들이 매주 모여서 박터지게 이갈며 아이디어 회의하고 끊임없이 자기자신들을 갈고닦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 사람들이 하는 고생을 나로서야 미루어짐작조차 안되지만, 아무튼 저런걸 매번 짜내려면 얼마나 힘들까하는 생각은, 아주 가끔만 이 프로그램들을 보지만, 하고 있다. 뭐 심지어는 아이디어 회의때 머리가 혹사당하다못해 물리적으로 머리를 혹사시키는 마빡이같은 것조차 있다. 근데 우리나라의 코믹영화들은 이런 고민을 잘 안하는거 같다. 물론 눈에 띄는 몇몇이 있긴하지. 예지원 나오는 죽어도좋아라던가하는 ... 근데 그런거 빼고는 대체로 고만고만한 컨셉 울궈먹기라던가, 이름만 들어도 토나오는 것들이 있다. 조또 전부 날로 먹으려고 들어요. 아 물론 저라도 날로먹을 수 있으면 날로 먹겠습니다. /굽신굽신 뭐 이래도 저래도 재미만 있으면 나야 ㄳㄳ 하지만, 문제는 재미가 없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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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7 11:39


POST : 찌라시풍 영화감상기

스타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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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영화를 보면 난 인디아나존스나 다이하드 같은 초창기의 블럭버스터들을 떠올리곤한다. 그들의 그림자는 몹시도 깊고 무거워서, 지금의 영화들에까지 헤아릴 수 없이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스타더스트와 같은 영화에서 이전의 많은 다른 영화들의 흔적들을 엿보며, 미묘하게 더 나아간 지점 ( 해적선장의 게이코드는 어떤 정치적 의도도 없이 전적으로 흥미위주로 차용된 것이라고는 해도 불과 십여년 전만해도 이렇게 대중적인 영화에서 찾아보기는 쉽지 않았다. ) 을 발견하는 묘미는 그렇게 특출난 것은 아닐지언정 잔잔하고 소소한 즐거움임은 분명하다. 거대한 환희에 비해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들이 큰 임팩트가 없다는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 작고 잔잔한 즐거움들이 무시되어도 좋을 수는 없으니까. 범상한 블럭버스터에서 크게 한발 더 나아가지도, 뭔가 아주 허술한 구석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거야말로 ' 2시간동안 관객을 사로잡고 뒤끝없이 보내주는 ( 여기서 뒤끝이란 불평할 여지일 수도, 두고두고 논란이 될만한 생각할 꺼리일 수도 있다. ) ' 블럭버스터의 미덕 ' 에 몹시도 충실하지 아니한가. 이상적 블럭버스터란, 적당히 때려박고 적당히 부수고 적당히 사랑하다가 적당히 끝나는 적당히 만든 영화 ( 꼭 찍어서 에라곤따위를 말하는건 아니다. ) 보다는, 어떻게든 관객을 즐겁게 만들어주는게 아니었던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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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8 12:21


POST : 찌라시풍 영화감상기

데쓰프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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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닛 테러가 전희에서 삽입과 피스톤운동을 거쳐 사정후 후희를 마치고 심지어 샤워에 이르기까지 시종일관 경쾌하고 발랄하게 진행되는데 비해서 데쓰프루프는 좀 -_- 떫떠름하다. 너무 지루해서. 이거야 원 대략 열겹의 콘돔을 낀 섹스를 방불케한달까. 뭐가 왔다갔다하긴하지만 나에게 느껴지는건 업ㅂ다. 뭐 그렇다고 그렇게까지 좆지루한건 아니고 한 가지 흥미로운 장면이 있긴하다. 아무런 예고없이 40대의 불륜처럼 후딱 왔다가 아쉬움만 남기고 사라져 이후에 언제건 가능만 하다면야 리와인드해보고 싶은 전반부의 충돌씬'만' 그렇다. 아, 남자주인공의 역겨움이 질질 새는 피자씬도 인상적이긴 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봐서는 역시 보고 있기에 괴로워 -_- 후반부도 돛대놀이 시작하기전까진 뭐 전반부의 지루함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수준이고.

이걸 곰곰히 ... 까지는 아니고 잠깐 생각해봤는데, 역시 이건 내가 열심히 주장하는 ' 욕설의 즐거움 ' 이 거세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이 영화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화씬에서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들은 사실 비속어들로 넘쳐난다. 근데 이게 자막으로 번역되면서 참으로 곱고 바른 말이 되어버렸거든. 내가 " 좆같은 말을 걸레 문 듯 씹스럽게 아갈거릴 때 이걸 듣는 자의 후장은 감동으로 벌렁벌렁거린다 " 고 한다면, 내가 " 비속어를 저속하고 점잖치 못하게 마구 내뱉어 봐야 이걸 듣는 자의 머리는 머쓱한 지루함에 졸아버릴 것 " 이기 때문이다. 욕설이 가진 리드미컬함과 천박함이 주는 쾌감을, 표준어로는 전달하기 애매하다. 그리고 바로 그 쾌감이 번역 과정에서 실종됐다. 등장인물 모두가 밋밋하게 얘기하고 있을 따름이다.

미국에서 이 영화에 대한 일반관객의 평을 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처럼 지독하게 지루하다는 평을 얻고 있을 것 같진 않은데, 그 이유가 유연한 곡선을 그리는 욕설들의 천박한 우아함 때문이라고 한다면, 반대로 우리는 이게 한 가지 톤으로 통일된 직선을 그리고 있으니 지루할 밖에. ( 사실은 미국적 비급영화의 매력을 그리 깊게 접해보지 못한 우리나라 관객과 미국관객사이의 문화적 차이 때문이라는게 맞는 말이겠지만, 넘어가쟈 ;; ) 각부분의 막판 액션씬이 흥미진진한거야 시밤쾅, 너무 당연하니까 언급할 이유가 없지 !! 결론, 욕설은 제 나름의 기능을 충분히 갖는 언어의 한 요소이다. 이걸 지나치게 남발하는 것은 물론 바람직하지 못하지만, 반대로 이걸 말살하려는 시도 역시 바람직하지 못하다. 난 오랜동안 guilty pleasure 라는 단어의 의미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는데, 욕하는 즐거움이야말로 이런게 아닌가 싶다.

이거보다는 역시 플래닛 테러가 훨 낫다. 아 물론 한국판 기준의, 입으로 배설하는 쾌락이 거세된 버전과 비교할 때 말이다. 입으로 똥을 막 싸줘야하는데 입술에 정화조를 달았으니 낭패. 플래닛 테러야말로 잔대가리 굴리지않고 착실하게 비급무비의 미덕을 쌓아올려가는, 모범적인 비급무비다. 이거 말이 좀 웃기네. 모범적인 비급무비. 뭐 영화 ' 그라인드 하우스 ' 전체를 통틀어서라고 한다면 역시 예고편들이 가장 압권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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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8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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