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에 인용된 모든 페이지는 해당 페이지의 주인장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 따온 것이므로, 신고하시면 제가 욕을 먹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곱게보고 조용히 넘어가주삼 ;; 내가 뭐 나쁜 의도로 따다가 쓰는건 아니잖아 !! 무단링크 좀 하면 어때 경제를 살리자는데 !!
나는 그냥 평이하게 글을 쓰는 편이다. 재밌었던 거 나중에 되새김질 하려고 블로그에 깨작대는 수준. 생각하는 바가 별로 선진적이거나 진보적이지 못해서, 내 글은 그저그런 범상한 내용들을 범상한 텍스트에 담아낸다. 근데 요즘 ... 이라기보다는 요 2-3년 정도 사이에, 이전에는 없었던 색다른 형태의 텍스트들이 온라인 상에서 관찰된다. 그렇다고 뭐 엄청나게 굉장한 얘기를 하려는건 아니고,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글쓰는 스타일이 오프라인에서와는 크게 다르다는 정도의 얘기를 하려는거다. 그 중에서도 지금 말하려는건 형식적인 부분에서의 어떤 일부에 해당한다.
이런 형태의 텍스트 ( 라고 해야할지 ... ) 를 처음 접한건 아마도 선행자를 소개하는 글에서 였던 것 같다. 좀더 부연설명을 하자면 선행자라는 일본에서 만들었다는 최초의 이족보행로봇을 소개하는 어떤 일본인의 글이었는데, 이 로봇이 너무 터무니없게 생긴지라 마음껏 비웃고 풍자하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게 한글로 번역되어 우리나라에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지금은 그 원본은 찾을 수 없지만 한때 워낙이 유명했던 지라 여러곳에서 관련된 글을 찾을 수 있으며, 당시의 원문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페이지도 여러군데가 있다. 지금 내가 얘기하려는 블로그림책의 초기 모습이자 이미 어느정도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다.
--> http://nyorong.egloos.com/3842993
글자
일단 내용의 웃음을 뒤로 할 수 있다면 눈에 들어오는게 글자의 용도가 다른 텍스트와는 조금 다르다는 것. 기존의 텍스트에서 글자는 일단 해독되어야만 하는 대상이며, 해독된 이후의 내용만이 중요하다. 그러나 블로그림책에서는 조금 다르다. 중요한 내용은 짙은 바탕색과 선명하게 대비되는 색, 그리고 자잘한 내용들은 바탕색과 비슷한 옅은 색으로 처리한다. 충격적인 내용은 글자크기가 더 커지며, 주목을 끌고 싶은 내용은 오히려 글자를 작게 처리함으로써 독자가 눈을 찌푸리며 읽은 후 호탕하게 한번 웃을 수 있게 하기도 한다. 즉 글 자체의 내용 뿐 아니라 글자들의 모양새 ( 색깔, 크기, 폰트 등 ) 에도 역시 작자가 담고자하는 심상이 어느정도 담긴다는 얘기.
그림
애초에 이름붙이길 블로그림책이라고 했듯 적절한 그림의 사용도 빼놓을 수 없다. 기존의 텍스트에서 그림은 주로 참고가 되는 자료를 보여주거나, 글로 설명한 것을 좀더 풀어서 쉽게 전달하기 위해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블로그림책에서 그림은 텍스트의 연장으로서, ( 아직까지는 ) 많은 경우 ' 감정 ' 을 보다 용이하고 선명하게 전달하는데 사용된다. 아래의 예시를 보자
--> http://maxium.egloos.com/4049892
보면 알겠지만 이 글에서 그림은 글을 보충하는게 아니라, 글과 하나로 이어져서 내용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한편 이글루스에서 폭풍과도 같은 인기 ( 까지는 아닌가 ... ) 를 얻고 있는 시리즈 연재물 세기말 교수전설에서는 이런 부분들이 그닥 강하진 않지만 어느정도 과도적인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글과 그림이 한데 엮여서 들어가면서, 그림이 단순히 그림이기를 지나 내용에 관여하는 밀도가 높아지고 이에 의해 오래전 꼬맹이때 보았던 그림책과 같은 느낌을 준다.
--> http://susugeki86.egloos.com/4025585
스크롤
마지막으로 중요한게 이 모든 글들이 ' 스크롤 ' 되면서 읽힌다는 점이다. 이전의 텍스트들은 독자가 책장을 넘기는 것을 고려할 수 없었다. 만화책에서는 좀 달라지는데, 현재의 페이지에서 극적인 긴장감을 고조시킨 후 바로 다음 페이지에서 충격적인 반전을 보여주는 식의 연출을 관찰할 수 있다. 블로그림책 ( 여기서 언급하는건 블로그는 아니지만 아무튼. ) 에서는 책장을 넘기는 행동 대신 마우스의 휠을 스크롤하는 것으로 그 역할이 대체되며, 효과는 ... 잘은 모르지만 뭐 만화책에서랑 비슷한거 같기도 하다.
가장 기본적인 스크롤 이용법은, 공백을 이용하는 것이다. 찬찬히 스크롤하면서 글을 읽다가, 뭔가 급격한 반전을 암시하는 내용을 끄트머리에 놓고, 한동안의 공백을 둔 후, 반전에 해당하는 글 또는 그림을 보여주는 것. 이건 나도 종종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 블로그에서 스크롤 이용법 세부 : 공백 이용법의 사례를 찾아보자.
--> http://thirdclass.tistory.com/69
다음으로는 스크롤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사례 중에서도 본좌급에 속하는 작품으로는 디씨 힛갤의 전설인 ' 보헤미안 랩소디 ' 를 들 수 있다. 이 작품은 그림들이 주르륵 이어지는 형태인데, 단순히 그림들이 스크롤을 이용하는 형태 ( 기이이이일게 늘어지는 컷 ) 를 넘어서서 이제 음악과의 씽크까지 노리고 있다. 즉 음악이 흐르는 속도와 스크롤 속도를 일치시킬 경우 감동 200배라는 얘기. 자 이제 헤드폰을 쓰고, 링크를 누른 후, 음악이 시작됨과 동시에 본문에 명시된 가사에 맞춰서 스크롤을 시작해보자. 명심할 것은 앞서도 말했듯 스크롤 속도와 음악을 일치시키는거다. 가사가 모두 나와있으니 전혀 어렵지 않다. 당신도 한번 해보자.
--> http://gall.dcinside.com/list.php?id=hit&no=4834&page=1
어때, 감동을 만끽하였는가? 그러나 스크롤법은 이렇게 어렵거나 복잡하기만한 것은 아니다. 보헤미안 랩소디야 지존급의 테크닉을 구사하는 절정의 작품이라 그런거고. 그보다 훨씬 간단하고 간편한 사례도 있다. 참고로 이하의 사례는 단 한 컷의 그림에 불과하지만 사무실이나 공공장소에서 보면 위험한 19금 그림이므로 클릭시 주의할 것.
포기를 모르는 자, 정대만
우선 그림이 노출될 때 눈에 들어오기 마련인 그림 상단에는 정대만의 당찬 모습과 그의 명대사 중 하나인 ' 나는 정대만,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 라는 말이 ( 살짝 변형되어 ) 보인다. 그러나 아주 조금만 더 스크롤하면, 일종의 반전 ( ... ) 이 눈에 들어온다. 화면 해상도가 높은 일부 모니터에서는 그냥 전체 그림이 한큐에 눈에 들어오므로 의도한대로의 효과를 내지 못하기도 하지만. 이 그림은 디씨 짤방용으로 작업된 것임을 잊지말자. 대부분의 디씨갤에서는 이 포맷이 의도한 효과를 발휘한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써내려오긴 했는데, 이거 은근히, 특히 이글루스같은 덕후들의 본거지에서는 꽤나 자주 보인다. 단순히 글 또는 그림만 나오거나 그림이 종전과 같은 단순한 역할을 하기보다는 좀더 적극적으로 텍스트에 개입하여 글에 대해 상보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경우 그저 웃음을 주기 위한 용도로만 사용되는 것 같지만, 누군가 어떤 멋지고 진지하며 근사한 방법을 발견해낸다면 좀더 흥미진진해질 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도 좀 웃겨보려고 이런걸 시도해볼까했지만, 역시 상황이라던가 문맥에 맞는 그림들을 찾고 갈무리하고 업로드하는게 넘흐 귀찮아서 ... 포기. 내가 스크롤 용법 중에서도 오로지 ' 공백 ' 기법만을 사용하는데는 이렇게 깊은 뜻이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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